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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누수·곰팡이 책임 2026: 집주인이 안 고쳐주면 보수비·월세 감액·해지까지 받아내는 법

May 30, 2026
6 min read

장마 들어가기 전이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6월 중하순부터 비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면 천장 얼룩이 번지고, 외벽을 타고 들어온 습기가 안방 벽지를 들뜨게 한다. 그제서야 집주인한테 연락하면 “환기를 안 해서 그렇잖아요”라는 답이 돌아오는 일이 부지기수다. 책임 구분을 미리 알고 증거를 모아 두면, 같은 누수라도 받아낼 수 있는 돈의 자릿수가 달라진다.

30초 결론부터 정리하면

구조적인 하자는 임대인이 고쳐야 한다. 환기·청소 부주의는 임차인 몫이다. 둘이 섞이면 손해 분담 비율로 본다 — 판례 경향은 대체로 그렇다.

조금 더 풀어 쓰면 이렇다.

  • 외벽·지붕·배관·창호처럼 한 번 손대면 수십만 원 이상 들어가는 부위 → 임대인 책임 (민법 제623조 수선의무)
  • 결로가 생긴 면에서 환기를 거의 안 했거나, 다용도실에서 빨래를 매일 말려 습도가 70~80%를 넘긴 사정이 있다 → 임차인 과실 일부 인정
  • 위층에서 물이 새서 우리 집 천장을 적신 경우 → 위층 세대 또는 관리주체에게 청구, 나는 보험사·관리사무소를 통해 해결한다

여기서 핵심은 “내가 즉시 통지했느냐”다. 민법 제634조는 임차인의 통지의무를 별도로 정해 두고 있는데, 통지를 늦추는 바람에 손해가 커진 부분은 임차인이 떠안는 구조다. 누수 의심 신호가 보이면 그날 사진을 찍고 그날 카톡을 보내야 한다.

누수, 4가지 케이스로 나누면 책임이 보인다

케이스1차 책임비고
위층 배관·세탁기에서 떨어진 누수위층 세대위층 화재보험·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으로 처리되는 경우 다수
외벽 균열·옥상 방수 노후임대인대규모 수선 → 수선의무 면제 안 됨
보일러·세대 내 노후 배관임대인자연 노후는 임대인, 임차인 부주의로 파손 시 분담
임차인이 설치한 식기세척기·세탁기 호스임차인본인 설치물의 시공 하자

위층 누수는 의외로 분쟁이 길어진다. 위층은 “우리는 멀쩡하다”고 버티고, 임대인은 “위층 문제니까 거기 가서 해결해 오라”고 떠넘긴다. 이때 임차인이 할 일은 셋이다. ① 관리사무소에 민원 접수번호를 받아 둔다. ② 같은 날 임대인에게 카톡으로 알리고 답을 받아 둔다. ③ 누수 탐지업체를 부르되, 비용 청구를 염두에 두고 견적부터 받고 임대인 동의를 구한다.

대법원 판례는 누수 같은 대규모 수선의 경우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정리해 두고 있다. “사소한 하자는 임차인이 직접 처리하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큰 하자는 임대인이 부담한다”는 게 큰 줄기다.

곰팡이·결로 — 가장 다투기 어려운 영역

곰팡이는 책임 구분이 가장 모호하다. 같은 안방인데도 단열 부실로 외벽이 차가워 결로가 생긴 건지, 임차인이 빨래를 자주 실내 건조해 습도가 너무 높았던 건지 외부에서는 잘 안 보인다.

실무에서 통용되는 구분선은 대략 이렇다.

  • 임대인 쪽으로 기우는 신호: 외벽 쪽 벽면에 결로가 집중된다, 창틀 실리콘이 노후됐다, 단열재가 부실해 외부 기온과 벽면 온도차가 크다, 같은 동의 다른 호수에서도 비슷한 민원이 있다
  • 임차인 쪽으로 기우는 신호: 다용도실·욕실 환기를 거의 안 한 정황이 있다, 가구를 벽에 바짝 붙여 공기 순환을 막았다, 가습기를 장시간 틀어 둔다

법으로 “24시간에 5분 환기 두 번”이라고 정해 둔 건 아니다. 다만 분쟁조정·소송 단계에서 환기 빈도를 따져 묻기 때문에, 환기를 했다는 증거(창문 여닫는 패턴, CCTV, 가족 진술)는 임차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다. 천장·창문 누수에서 비롯된 곰팡이로 사용·수익이 방해된 사례에서, 법원은 임대인의 수선의무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임차인이 통지의무를 늦게 이행해 손해가 커진 부분”은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한 적이 있다. 통지가 빠를수록 회수 가능 금액이 커진다는 뜻이다.

임대인이 안 고쳐줄 때 — 직접 수선하고 비용 받아내기

집주인이 “다음 주에 본다”, “내년 도배할 때 같이 한다”고 차일피일 미루는 게 가장 흔한 시나리오다. 이럴 때 임차인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두 갈래다.

필요비 즉시 청구 (민법 제626조 1항)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비용은 임차인이 먼저 쓰고 임대인에게 즉시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보일러 동파, 천장 누수 보수, 깨진 창호 교체 같은 게 여기 들어간다. 단, 직접 수선에 들어가기 전에 임대인에게 통지하고 상당 기간을 줘야 한다는 게 안전한 절차다. 통지 없이 임차인이 마음대로 인테리어 수준으로 손대면 비용 회수가 어렵다.

유익비 종료 시 청구 (민법 제626조 2항) 가치를 올린 비용은 계약 종료 시점에 청구한다. 임대인은 들인 돈 또는 그로 인한 가액 증가분 중 하나를 골라 갚을 수 있다. 곰팡이 제거·도배·발수 코팅을 임차인이 미리 한 경우 유익비로 묶이는 경우가 많은데, 종료까지 기다려야 해서 현실에서는 잘 안 쓴다.

실무상 가장 깔끔한 동선은 이렇다. ① 내용증명으로 “OO월 OO일까지 수선하지 않으면 직접 보수 후 비용 청구하겠다”고 통지 → ② 기한 경과 후 견적 2~3곳 받아 합리적 단가로 시공 → ③ 영수증·시공 전후 사진과 함께 비용 청구. 처음부터 차임에서 일방 공제하면 임대인이 차임 연체로 해지를 걸어올 수 있어 위험하다.

월세 감액과 계약 해지, 어디까지 가능한가

민법 제627조는 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멸실해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 경우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누수로 안방을 못 쓰는데 보증금·월세는 그대로 내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다.

감액 폭에 정해진 공식은 없다. 통상 못 쓰는 면적 비율, 사용 불가 일수, 대체 거주 비용을 묶어 따진다. 예컨대 24평형(전용 60㎡) 아파트에서 안방 한 칸(12㎡, 약 20%)을 두 달간 못 쓴 경우, 월세 80만 원이면 20% × 2개월 = 32만 원 안팎을 감액 또는 환급으로 요구하는 식이다. 합의가 안 되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또는 소액사건심판으로 넘어간다.

해지는 더 높은 문턱이다. “사용·수익이 현저히 곤란한 정도”여야 임차인이 즉시 해지할 수 있다. 위층 누수가 한 달 넘게 천장에서 떨어져 침실·거실 모두 사용 불가, 전기 누전 위험까지 있는 수준이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한쪽 벽에 곰팡이가 핀 정도로는 해지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

해지가 인정되면 보증금은 임대인이 즉시 반환해야 하고, 이사비·새 집 중개수수료를 임대인에게 청구할 여지도 생긴다. 다만 손해배상은 임대인 귀책이 명확할수록 폭이 커지는 구조라 사전 증거가 결정적이다.

분쟁조정 vs 소송 — 어디로 갈까

절차신청 비용평균 소요강제력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조정가액에 따라 약 1만~10만 원, 소액임차인 등 면제60일 내외(연장 가능)조정 성립 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소액사건심판 (3,000만 원 이하)인지대 약 1만~3만 원대2~5개월판결에 따른 집행 가능
일반 민사소송인지대·송달료 별도6~18개월가장 강한 강제력

대부분의 누수·곰팡이 분쟁은 청구액이 수백만 원 단위라 소액사건심판이나 분쟁조정으로 끝난다. 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함께 묶고 싶으면 임대차 종료 직전에 임차권등기명령부터 신청해 두는 게 안전하다. 명도 후에도 보증금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증거는 발견한 그날부터 모으는 게 답이다

분쟁이 길어질수록 결정적인 건 결국 사진과 메시지다.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정리해 두면 6개월 뒤에도 시간순으로 꺼내 쓸 수 있다.

  • 누수·곰팡이 발견 시점 사진과 영상 — 휴대폰 자동 날짜 메타데이터가 남도록 원본을 보관
  • 임대인·관리사무소에 보낸 카톡·문자·통화 녹음 — 캡처가 아니라 백업으로 보관
  • 관리사무소 민원 접수번호와 처리 결과 회신
  • 누수탐지·곰팡이 검사 업체 견적서와 진단서
  • 보수 후 영수증과 시공 전후 비교 사진
  • 가전·옷·가구 손해는 구입 영수증, 모델명, 폐기 전 사진

곰팡이는 면적, 색, 재발 시점까지 메모해 두면 좋다. 처음 5cm × 5cm이던 게 두 달 만에 30cm × 50cm가 됐다는 식의 진행 기록은 임대인이 “환기만 잘 했으면 안 번졌다”고 주장할 때 강한 반박 자료가 된다.

마지막으로

장마 시작 전에 한 번만 해두자. 집 전체를 돌면서 천장 모서리, 창틀 실리콘, 외벽 쪽 벽지에 얼룩이 없는지 사진을 찍어 클라우드에 올려 두는 것. 5분이면 끝난다. 나중에 “이 자국이 원래부터 있었느냐”로 다툼이 날 때, 입주 직후·장마 직전 사진 두 장이면 책임 소재가 갈린다.

조정·소송이 아니더라도, 임대인에게 처음 연락하는 카톡 한 줄이 글의 톤을 정한다. “비가 와서 천장이 떨어져요”보다 “오늘 OO시 안방 천장에서 누수 발견, 사진 첨부드립니다. 민법 제623조상 수선의무 확인 부탁드립니다”가 훨씬 빠른 회수로 이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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