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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계산법과 IRP 수령 비교: 일시금으로 받을까, 연금으로 쪼갤까

April 18, 2026
6 min read

이직 앞두고 퇴직금부터 계산해 봤다

이직을 준비하다 보면 연봉 협상에만 머리가 꽉 차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막상 퇴사일이 다가오면 갑자기 궁금해지는 게 있다. “내 퇴직금, 세금 떼고 나면 실제로 얼마 들어오지?” 그리고 바로 뒤따르는 질문 — “IRP로 넘겨야 하나, 그냥 일시금으로 받아도 되나?”

의외로 이 두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 퇴직소득세 계산 구조가 일반 소득세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근속연수에 따라 공제가 달라지고, 수령 방식에 따라 세율 자체가 바뀐다. 복잡하지만, 한번 이해해 두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퇴직금 계산 공식: 생각보다 단순하다

퇴직금 산출 공식 자체는 직관적이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재직일수 ÷ 365)

여기서 핵심은 ‘평균임금’이다. 퇴직일 직전 3개월간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값이다. 기본급뿐 아니라 고정 수당, 연차수당도 포함되고, 상여금은 3개월분을 안분해서 넣는다.

예를 들어 월급 350만 원, 고정수당 20만 원, 연간 상여금 400만 원인 직장인이 5년 근무 후 퇴사한다면:

  • 3개월 임금 총액: (350 + 20) × 3 + (400 ÷ 12 × 3) = 1,210만 원
  • 1일 평균임금: 1,210만 원 ÷ 91일 ≈ 133,000원
  • 퇴직금: 133,000 × 30 × (1,826 ÷ 365) ≈ 1,996만 원

실제로는 회사 내규나 취업규칙에 따라 약간 달라진다. 고용노동부 퇴직금 계산기에서 본인 조건을 넣어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

퇴직소득세, 왜 이렇게 복잡한가

퇴직소득세가 일반 근로소득세와 다른 이유는 하나다. 수년간 쌓인 돈을 한꺼번에 받으니, 그걸 한 해 소득으로 때려 넣으면 세율이 과도하게 높아진다. 그래서 “근속연수로 나눠서 1년치로 환산한 뒤 세금을 매기고, 다시 근속연수를 곱한다”는 구조를 쓴다.

계산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다.

① 근속연수공제 차감

근속연수공제액
5년 이하100만 원 × 근속연수
5년 초과 ~ 10년500만 원 + 200만 원 × (근속연수 - 5)
10년 초과 ~ 20년1,500만 원 + 250만 원 × (근속연수 - 10)
20년 초과4,000만 원 + 300만 원 × (근속연수 - 20)

오래 다닐수록 공제가 커진다. 10년 근속이면 1,500만 원, 20년이면 4,000만 원이 빠진다.

② 환산급여 계산

환산급여 = (퇴직소득 - 근속연수공제) ÷ 근속연수 × 12

1년치 소득으로 환산하는 단계다.

③ 환산급여공제 적용

환산급여 구간에 따라 차등 공제가 붙는다. 800만 원 이하면 100% 공제(세금 0원), 800만 원 초과분부터 60%, 55%, 45%, 35%로 단계적으로 공제율이 내려간다.

④ 세율 적용 후 역환산

과세표준에 기본세율(6~45%)을 적용한 뒤, 12로 나누고 근속연수를 다시 곱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추가된다.

말로 하면 복잡하지만, 결과적으로 퇴직소득세는 같은 금액의 근로소득세보다 훨씬 낮다. 실제 사례로 확인해 보자.

금액별 퇴직소득세 시뮬레이션

아래는 2026년 기준, 근속연수별 퇴직금에 대한 퇴직소득세 추정치다. 지방소득세 포함 기준이며, 개인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구분퇴직금 3,000만 원 (5년)퇴직금 5,000만 원 (10년)퇴직금 1억 원 (20년)
근속연수공제500만 원1,500만 원4,000만 원
환산급여6,000만 원4,200만 원3,600만 원
퇴직소득세(지방세 포함)약 85만 원약 75만 원약 123만 원
실수령액약 2,915만 원약 4,925만 원약 9,877만 원
실효세율2.8%1.5%1.2%

눈에 띄는 점이 있다. 퇴직금 1억인데 세금이 123만 원밖에 안 된다. 실효세율 1.2%. 근속연수 20년의 위력이다. 반면 5년 근속 3,000만 원은 실효세율이 2.8%로 상대적으로 높다. 짧게 일하고 많이 받을수록 세금이 올라가는 구조다.

정확한 본인 세액은 국세청 홈택스 퇴직소득세 모의계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IRP, 꼭 가입해야 하나

2022년 4월부터 퇴직금을 받으려면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가 있어야 한다. 55세 미만 퇴직자는 의무적으로 IRP로 이체받아야 하고, 그 다음에 일시금으로 꺼낼지, 연금으로 받을지 선택하는 구조다.

“그러면 IRP로 받고 바로 빼면 되는 거 아닌가?” 맞다. 바로 빼도 된다. 이 경우 일시금 수령과 세금이 똑같다. 문제는 그 반대 — 연금으로 쪼개 받으면 세금이 확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시금 vs 연금, 세금 차이가 이 정도라고?

IRP에서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가 감면된다.

수령 시점적용 세율
일시금 수령퇴직소득세 100%
연금 1~10년 차퇴직소득세의 70% (30% 감면)
연금 11년 차 이후퇴직소득세의 60% (40% 감면)

퇴직금 1억 원(근속 20년) 사례로 비교하면:

  • 일시금 수령: 퇴직소득세 약 123만 원
  • 연금 수령(1~10년 차): 약 86만 원 → 37만 원 절세
  • 연금 수령(11년 차~): 약 74만 원 → 49만 원 절세

솔직히 이 정도 금액이면 “굳이 연금으로 쪼개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퇴직금 자체의 세금만 보면 절세 효과가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하지만 퇴직금이 커질수록, 그리고 IRP 추가 납입분까지 합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IRP 세액공제, 이게 진짜 혜택이다

퇴직금과 별개로, IRP에 추가로 돈을 넣으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부분이 IRP의 핵심 매력이다.

항목한도
연금저축 단독연 600만 원까지
연금저축 + IRP 합산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율 (총급여 5,500만 원 이하)16.5%
세액공제율 (총급여 5,500만 원 초과)13.2%

연봉 5,000만 원인 직장인이 IRP에 연 900만 원을 넣으면 148만 5천 원을 돌려받는다. 연봉 7,000만 원이면 118만 8천 원. 은행 적금 이자보다 이게 먼저다.

다만 함정이 있다. 세액공제 받은 돈을 나중에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꺼내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붙는다. 공제받은 것보다 더 토해내게 된다는 뜻이다. IRP에 추가 납입할 때는 “이 돈을 55세 이후까지 묶어둘 수 있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연금수령 시 연령별 세율도 다르다

IRP에서 연금으로 수령할 때, 세액공제 받은 납입분과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연령별로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수령 시 연령연금소득세율
55~69세5.5%
70~79세4.4%
80세 이상3.3%

단, 연금수령액이 연간 1,500만 원을 넘으면 16.5% 분리과세 또는 종합과세 중 선택해야 한다. 연금을 너무 빨리, 많이 꺼내면 오히려 세금이 늘어난다. 매년 1,500만 원 이하로 조절하는 게 절세의 기본이다.

IRP 중도인출, 아무 때나 되는 건 아니다

IRP의 가장 큰 단점은 유동성이다. 55세 이전에는 원칙적으로 인출이 안 된다. 예외 사유가 있긴 하다.

  •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
  • 파산 선고 또는 개인회생 절차 개시
  • 천재지변

여기 해당하지 않으면 중도인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일단 넣어놓고 나중에 필요하면 빼지 뭐”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목돈이 필요한 상황(전세 보증금, 사업 자금 등)이라면 일시금으로 받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일시금이냐 연금이냐는 본인의 자금 계획에 달렸다. 판단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다.

일시금이 유리한 경우:

  • 55세까지 시간이 많이 남고, 그 사이 목돈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 퇴직금 규모가 작아서(3,000만 원 이하) 연금 절세 효과가 미미하다
  • 당장 주택 구입이나 사업 자금으로 써야 한다

연금이 유리한 경우:

  • 퇴직금이 5,000만 원 이상으로, 절세 효과가 체감된다
  • 노후 자금으로 장기 운용할 계획이다
  • IRP 추가 납입으로 세액공제 혜택까지 챙기고 싶다
  • 이미 55세에 가깝거나 넘었다

한 가지 팁을 더하면, 이직할 때 퇴직금을 IRP에 넣어두고 새 직장의 퇴직연금과 합산해 나가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하면 근속연수가 이어지는 효과는 없지만,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이연 혜택은 계속 유지된다.

퇴직금이 통장에 찍히면 “그냥 쓸까” 하는 유혹이 온다. 그 전에 국세청 계산기로 본인의 세금을 한번 돌려보자. 수십만 원 차이가 눈에 보이면, IRP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