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고지서는 11월에 날아오지만, 사실상 모든 결정은 6월 1일에 이미 끝나 있다. 그날 자정 기준으로 누가 어느 집을 들고 있느냐가 1년치 세금을 갈라놓는다.
오늘이 4월 27일이니 D-한 달 조금 더. 이 한 달이 사실상 매년 종부세를 둘러싼 의사결정의 골든타임이다. 매도를 미룰지 당길지, 부부 공동명의를 어떻게 할지, 부모님 댁 명의를 정리할지 — 6월 1일이 지나면 다 다음 해 얘기가 된다.
6월 1일이 그렇게 중요한 이유
종부세는 재산세와 한 묶음으로 이해하면 편하다. 둘 다 보유세지만, 재산세는 7월·9월에 내는 시·군·구 세금이고 종부세는 일정 금액 이상 가진 사람이 12월에 한 번 더 내는 국세다. 공통점은 둘 다 매년 6월 1일 자정 기준 보유자가 그 해 세금을 부담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5월 31일에 집을 산 사람과 6월 2일에 산 사람은 그 해 세금이 완전히 다르다. 매도자도 마찬가지다. 6월 1일을 끼고 며칠 차이로 수백만 원이 왔다 갔다 한다는 게 어색하게 들리지만, 실제로 그렇다.
2026년 핵심 수치 한 장 요약
| 항목 | 1세대 1주택자 | 다주택자(2주택 포함) |
|---|---|---|
| 기본공제 | 12억 원 | 9억 원 (인별) |
| 공정시장가액비율 | 60% | 60% |
| 세율 (2주택 이하) | 0.5% ~ 2.7% | 0.5% ~ 2.7% |
| 세율 (3주택 이상, 과표 12억 초과 시 중과) | — | 0.5% ~ 5.0% |
|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 최대 80% (합산 한도) | 적용 불가 |
| 정기 고지 / 납부 | 11월 / 12월 1~15일 | 동일 |
핵심 공식은 단순하다.
(공시가격 합산 − 기본공제) × 공정시장가액비율 60% = 과세표준 → 세율 적용
예를 들어 공시가격 15억 원짜리 1주택자라면 (15억 − 12억) × 60% = 1억 8천만 원이 과세표준이고, 여기 0.5% 세율을 적용해 종부세 본세는 90만 원 수준이 된다. 여기에 1주택자라면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로 추가 감면이 들어간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과세표준이 12억 원을 넘는 구간부터 중과세율(최대 5.0%)이 붙는다. 2024년 다주택 중과 폐지 이후로 2주택까지는 일반세율을 적용받지만, 3주택부터는 여전히 누진 강도가 세다.
케이스별 본세 시뮬레이션
| 보유 상황 | 공시가격 합산 | 과세표준 계산 | 과세표준 | 본세(대략) |
|---|---|---|---|---|
| 1세대 1주택 단독명의 | 15억 | (15억 − 12억) × 60% | 1.8억 | 약 90만 원 |
| 1세대 1주택 단독명의 | 20억 | (20억 − 12억) × 60% | 4.8억 | 약 270만 원 |
| 부부 공동명의 1주택 (인별 9억) | 20억 (각 10억) | (10억 − 9억) × 60% × 2 | 1.2억 | 약 60만 원 |
| 다주택 2채 | 18억 | (18억 − 9억) × 60% | 5.4억 | 약 320만 원 |
| 3주택 (중과 적용) | 20억 | (20억 − 9억) × 60% | 6.6억 | 약 660만 원 |
같은 20억 공시가격이라도 명의·주택 수 구성에 따라 본세가 60만 원에서 660만 원까지 10배 이상 벌어진다. 시뮬레이션을 한 번이라도 돌려봐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위 숫자는 농어촌특별세(본세의 20%)와 세부담상한 적용 전 어림값이고, 실제 고지서엔 이 둘이 더해지거나 빠진다.
부부 공동명의, 무조건 이득은 아니다
다들 “공동명의가 절세”라고 외우고 있는데, 종부세에선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부부 공동명의로 1주택을 가지고 있으면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 각자 인별 9억 원 공제 → 부부 합산 18억 원까지 비과세
- 1세대 1주택자 특례 신청 → 12억 원 공제 +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최대 80%
공시가격이 18억 원 이하면 인별 9+9억 쪽이 단순하게 유리하다. 신고할 것도 없이 자동이다.
반면 공시가격이 18억을 넘기 시작하면 비교가 미묘해진다. 1세대 1주택 특례는 공제는 12억으로 줄지만, 부부 중 한 명을 납세의무자로 잡고 그 사람의 나이·보유기간에 맞춰 세액공제를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다. 만 60세를 넘긴 부부 중 한쪽 명의로 5년 이상 보유한 집이라면 이쪽이 더 큰 폭으로 줄기도 한다.
쉽게 말해, 자산이 적당하면 그냥 공동명의 그대로 두고, 자산이 크고 한쪽 배우자가 60대·장기보유자라면 1주택 특례를 한 번쯤 시뮬레이션해 봐야 한다는 얘기다.
1세대 1주택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1세대 1주택자만 받을 수 있는 공제다. 두 공제는 각각이 아니라 합산 한도 80%까지 적용된다.
- 고령자 공제: 만 60세 이상 20%, 65세 이상 30%, 70세 이상 40%
- 장기보유 공제: 5년 이상 20%, 10년 이상 40%, 15년 이상 50%
70세에 15년 보유 1주택자라면 산식으로는 40+50=90%지만 한도가 80%이므로 실제 적용은 80%까지. 그래도 종부세 본세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여주는 셈이다.
합산배제 신고는 4월이 아니다
자료를 찾다 보면 가장 자주 마주치는 오해 하나. “합산배제 신고를 5월에 해야 한다”는 말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데, 정확한 기간은 9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다. 11월 정기 고지 직전 단계라고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는다.
합산배제 대상은 일정 요건을 갖춘 임대주택, 사원용주택, 기숙사, 미분양주택, 어린이집용 주택, 등록문화유산 같은 것들이다. 한 번 신고해두면 소유권이나 면적 변동이 없는 한 다음 해부터는 자동으로 적용된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 특례 신청도 같은 9월 16~30일 기간에 처리한다.
그러니까 4월~5월 지금 시점은 신고 기간이 아니라 시뮬레이션과 의사결정 기간이다. 9월에 막상 신고하려고 보면 늦은 결정이 많다는 게 함정이다.
매수·매도자라면 더 예민해진다
매매계약을 진행 중이라면 잔금일을 6월 1일 기준으로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잔금이 5월 31일에 들어오면 그 해 종부세는 매수자, 6월 2일이면 매도자가 부담한다. 6월 1일 자정이 기준이라 하루 차이로 입장이 바뀐다.
실무에서는 이 점을 알고 매도자가 잔금일을 6월 1일 직전으로 당기려 하고, 매수자는 6월 2일 이후로 미루려 한다. 협상 카드로 쓰일 만하다. 한쪽이 양보하는 대신 매매가에서 종부세 예상액 일부를 조정하는 식의 합의가 흔하다.
상속·증여로 명의를 옮기려는 경우에도 6월 1일 전 등기가 완료돼야 그 해 종부세에 반영된다. 6월 2일에 등기가 떨어지면 그 해는 기존 명의자가 그대로 부담한다. 부모님 댁을 정리할 계획이라면 이 시점을 놓치지 말자.
지금 D-한 달, 실제로 해야 할 일
종부세는 한 번에 다 끝나는 게 아니라 6월·9월·12월 세 번의 분기점을 통과한다. 지금 4월 말 시점에서 챙겨야 할 건 다음 정도다.
- 올해 공시가격으로 시뮬레이션 한 번 돌려보기 — 국세청 홈택스에 종부세 모의계산 코너가 있다. 부부 명의·공동명의·1주택 특례 케이스를 모두 넣어 비교해 두면, 9월에 헤매지 않는다.
- 매도 검토 중이라면 6월 1일 전후를 확인 — 잔금일이 5월 말이면 그 해 종부세는 매수자 부담, 6월 2일 이후면 매도자가 안고 간다. 며칠 차이로 수백만 원이 갈라진다.
- 임대주택 보유자는 등록·요건 점검 — 임대료 인상률, 의무임대기간 같은 합산배제 요건이 깨지면 9월에 신고해도 소용없다. 4~5월에 한 번 체크.
- 부모님 명의 정리·증여 검토 — 명의를 옮기려면 양도소득세·증여세까지 같이 봐야 한다. 6월 1일 전 효력이 발생해야 그 해 종부세에 반영된다.
11월 고지서가 날아온 뒤에 “아, 그때 정리할 걸”이라고 후회해 본 사람이 적지 않다. 지금이 그걸 막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구간이다.
이번 주말에 1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홈택스 종부세 모의계산에 본인 공시가격을 한 번 넣어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숫자로 보면 의외로 의사결정이 단순해진다.